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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2024년 사이 경기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25만 8천 명에서 50만 7천 명으로 거의 두 배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폭발적 증가가 실제 빈곤 심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제도 개편의 효과인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어느 시점부터 증가가 가팔라졌는지 추적하면 답이 보입니다.

9년 만에 25만 명 증가, 하지만 원인은 불명확했습니다
경기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15년 25만 7,850명에서 2024년 50만 6,929명으로 약 24만 9,079명이 늘었습니다. 96% 증가라는 수치만 보면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거의 두 배가 됐다는 신호처럼 들리니까요.
하지만 수치 하나만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증가한 것은 사실인데, 그게 실제로 경제가 악화돼서인지, 아니면 그간 제도 밖에 있던 사람들을 새로 받아들여서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언제부터 증가가 시작됐는지, 어느 시점에 가팔라졌는지를 추적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책 변화와 맞아떨어진다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빈곤 증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18년을 경계로 완만함이 급격함으로 바뀌었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만 보면 증가세가 완만합니다. 연평균 2% 정도씩 천천히 늘어났거든요. 2015년 25만 7,850명에서 2017년 26만 1,050명으로 불과 3,200명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이 되면 상황이 확 바뀝니다. 2017년 26만 1,050명에서 2018년 29만 7,122명으로 한 해 사이에 3만 6,072명, 무려 13.8%가 증가한 것입니다. 2018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도 7% 이상으로 뛰어올랐습니다. 3배 이상 가팔라진 거죠.
이 변곡점의 정체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경제 상황 악화라면 2018년이 갑자기 나빠질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정책이 바뀐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벽을 무너뜨렸습니다
2018년이 변곡점인 이유는 그 해부터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별 기준’을 단계적으로 없애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는 주거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것이 기초보장 수급률을 크게 높이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후 2021년에는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도 폐지됐습니다(고소득·고재산 부양의무자는 제외). 당초 2022년 계획이었던 것을 조기 시행한 것입니다. 2023년에는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단계적으로 완화됐습니다. 정부가 수급 진입의 벽을 하나씩 허물어가는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급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0년 37만 9,725명 → 2021년 42만 2,615명 → 2022년 44만 3,985명 → 2023년 47만 4,086명 → 2024년 50만 6,929명. 정책 변화의 누적 효과가 매년 쌓여온 것입니다.

‘숨은 빈곤층이 드러났다’는 뜻이 더 정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이 50만 명의 사람들은 2018년에 갑자기 가난해진 걸까요, 아니면 이미 가난했는데 제도의 문 밖에 있었던 걸까요? 보건복지부가 2020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당시 비수급 빈곤층이 73만 명에 달했으며, 부양의무자 기준이 비수급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거든요.
즉, 제도 밖에 이미 73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가난했지만, 자식이나 형제가 있다거나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이유로 수급 신청 자격이 없었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 진입의 가장 높은 벽이었던 것입니다.
2018년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이후, 한국사회정책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기초보장 수급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생계급여 기준 폐지 후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이는 제도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제도가 비로소 ‘설계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숨어 있던 빈곤층이 공식화된 것이죠.
이제 정책의 초점은 수급자 ‘수’에서 ‘급여 수준’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렇다면 경기도를 포함한 우리 사회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첫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증가를 단순한 ‘빈곤 증가’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정책 변화와 수급자 수 증가의 시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간 제도에 배제됐던 사람들이 비로소 보호받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둘째, 앞으로의 과제는 ‘누가 받을 수 있는가’에서 ‘얼마를 받는가’로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수급 접근성은 크게 개선됐습니다. 이제 기초보장급여의 수준이 현실적인가, 수급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는 충분한가를 살펴봐야 할 차례입니다.
2024년 기준, 경기도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5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것은 복지제도의 실패가 아니라, 그간 외면했던 빈곤을 사회가 비로소 직면했다는 신호입니다. 남은 과제는 이들을 단순히 수급 대상자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생활을 안정시키고 경제활동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데이터로 확인해 보세요
만약 당신이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이거나 그 가능성이 있다면, 최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당신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주소지 관할 시군 주민센터나 경기도청 복지정책과에 문의해 보세요. 이미 탈락했던 신청도 변경된 기준에 다시 검토받을 수 있습니다.
정책 결정권자나 복지 담당자라면, 수급자 증가 추세와 정책 변화 시점의 관계를 분석할 때 이 글의 논리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통계청 KOSIS에서 같은 자료를 확인하면, 당신의 지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 시점 | 명 |
|---|---|
| 2019년 | 328,752 |
| 2020년 | 379,725 |
| 2021년 | 422,615 |
| 2022년 | 443,985 |
| 2023년 | 474,086 |
| 2024년 | 506,929 |
자료: 통계청 K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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